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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Politics

사용후 핵연료와 원전 지속 가능성

by 누름돌 202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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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은 원전 총 24기가 운영 중이고, 추가로 4기가 건설 중이다. 2030년 이전 10기의 수명이 만료될 예정이다. 국내 첫 원전으로 1978년 가동을 시작해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 1982년 11월 가동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운영하고 있지 않다. 

 

심각한 문제는 원자력발전소 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를 영구처분하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영구처분장 건설이 진행되더라도 본격 가동은 중간저장시설이 2030년, 영구처분시설은 2050년 이후부터나 된다는 것이다.

 

 

 


 

사용후 핵연료란?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력발전 후 원자로에서 나온 핵연료를 말한다. 흔히 커피를 예로 든다. 원두는 핵연료, 커피 기계는 원자로, 커피는 에너지, 원두 찌꺼기는 사용후핵연료로 비유한다.

 

사용후핵연료는 핵분열을 했기 때문에 강한 방사선과 고열을 방출한다. 이 사용후핵원료가 고준위 폐기물이다. 또 원전에서 사용한 작업복, 장갑, 폐필터 등이 중·저준위 폐기물로 분류된다.

 

원전은 원자로에서 사용하고 남은 연료가 오랜 시간 방사선과 열을 내보내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사용이 끝난 핵연료는 냉각재로 채운 임시저장 시설에 저장 관리하는데, 일반적으로 3년 정도 임시저장 후 사용후핵연료의 물리화학적 상태가 안정되면 영구처분을 준비한다. 영구처분하려면 10만 년 이상을 보관할 곳이 필요하다.

 

고리1호기 사용후 핵연료(연합뉴스)

 

 

사용후핵연료의 저장 방식은 크게 습식과 건식으로 나뉜다. 습식은 물을 채워 저장하는 것으로 물이 빠지거나 화재가 나면 위험하다. 건식(맥스터)은 사용후핵연료를 금속 용기나 콘크리트 용기에 담아 저장하는 것으로 지진 및 용기 부식, 콘크리트 균열 시 재앙을 맞게 된다.

 

핵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물질이다. 핵폐기물은 땅속 500m 깊은 곳에 영구처분장을 건설해 묻으면 안전하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소 보유 국가 중 스웨덴과 핀란드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현재까지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을 찾지 못했다.

 

국내에서는 1986년 영구처분장 후보지로 영덕, 울진, 포항 등을 선정했지만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1990년 태안 안면도, 고성, 양양이 후보지로 발표됐다가 무산됐고 1994년 인천 굴업도도 마찬가지였다. 영구처분장 확보 문제의 해결책을 30년 넘게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사용후핵연료 처리 현황

 

 

한국수력원자력의 사용후핵연료 저장 현황 자료를 보면, 2022년 2분기말 현재 전국 원전에서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는 저장용량 68만5460다발의 약 75%인 51만6071다발이다. 여기에서 지난해 확충돼 다소 여유를 갖게 된 월성원전 건식저장시설 저장분을 제외하면, 18만7460다발인 전체 원전 저장용량의 97%가 이미 채워져 있는 상태다.

 

2021년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는 문재인 정부 말 수립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원전 가동을 반영한 분석을 통해 고리와 한빚원전에서는 2031년, 한울원전에서는 2032년부터 사용후핵연료 저장 용량 포화상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이 2023년 2월 7일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안에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을 짓는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건식저장시설은 현재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물속에 담아 두고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꺼내 지상에 보관하는 시설을 말한다. 국내에는 중수로형 원전인 경북 경주 월성원전에만 설치돼 있어, 고리원전에 설치되면 경수로형 원전의 첫 건식저장시설이 된다.

 

한수원은 건식저장시설의 설계에서 건설까지 모두 7년의 사업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고리본부의 저장용량이 포화되기 전 2030년에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저장 용량은 정부의 고준위 방폐물 관리 기본계획대로 중간저장시설이 건설될 때까지 필요한 최소량인 2880 다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와 한수원은 임시 저장시설이라고 설명하지만 사실상 영구 저장시설이 될 것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중저준위 방사선 폐기물은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가?

 

 

한국의 중·저준위 방폐물 처분시설은 문무대왕 수중릉에서 멀지 않은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봉길리 일대 해수면 95m 아래에 설치되어 있다. 200리터 짜리 방폐물 드럼 10만 개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져 2015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높이 50m, 내부 직경 23.6m의 거대한 원통형 콘크리트 사일로 6곳에는 2022년 현재 방폐물 2만5578드럼이 저장돼 있다. 운영을 시작한 지 7년 만에 전체 저장용량의 약 4분의 1 가량을 이미 채웠다.

 

동굴처분시설은 건설 공사 당시부터 다량의 지하수 누출로 논란이 됐다. 해수면 아래에 위치해 염분기가 많은 지하수가 사일로 안에 침투해 방폐물이 담긴 드럼통을 부식시키고, 그 결과 새 나온 방사성 물질이 지하수에 섞여 들어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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