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커피 체인이자 ‘테이크아웃 커피’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 기업이 스타벅스이다.
스타벅스란 이름은 허먼 멜빌의 유명한 해양소설 ‘모비딕(MobyDyck)’에 등장한 일등항해사 스타벅(Starbuck)에 ‘S’를 덧붙여 탄생됐다. 스타벅스 CEO 하워드 슐츠는 이 이름이 “친근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풍겼다”며 “이는 우리의 서비스 본질뿐 아니라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약속과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라고” 저서 <온워드>에서 회고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상표는 초록색 바탕에 글씨와 그림을 넣은 동그란 모양이다. 가운데 들어 있는 그림이 그리스 신화의 세이렌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는 세이렌이란 신이 있다.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에 새의 형상을 한 세이렌은 지중해 연안의 바다 요정이다. 호머의 서사시 ‘오디세이아’에서 세이렌은 달콤한 노래로 뱃사람을 유혹한다. 세이렌의 노래에 홀린 뱃사람들은 넋을 잃고 바다에 빠져 죽었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이자 오디세이아의 왕인 율리시스는 10년 모험의 길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에 그녀의 노래가 듣고 싶었다. 부하들의 귀를 밀초를 녹여 막고 자신의 사지를 돛대에 묶게 하고는 계속 노를 젓게 한다. 세이렌의 매혹적인 노래에 이끌려 모두 죽음의 길로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달콤한 노래에 홀린 그는 풀어달라고 명령하지만 귀를 막은 부하들은 듣지 못했고, 그 덕에 생환한다.
그렇다면 왜 스타벅스는 신도 아닌 그녀를 로고의 이미지로 내세웠을까? 세이렌은 바다에 살며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유혹하여 죽게 한 ‘치명적인 유혹’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신화에서는 선원 자신의 몸을 배의 돛대나 기둥에 묶고 귀에는 밀랍을 부어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해야 벗어날 수 있을 정도로 세이렌의 노랫소리에는 마력과 같은 유혹의 힘이 있다는 것으로 그려진다.
즉, 스타벅스의 로고는 세이렌의 달콤한 노랫소리처럼 중독적인 커피 맛으로 사람들을 유혹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다. 세이렌의 마력 때문이었을까? 결국 전 세계의 커피 마니아들은 그야말로 홀리듯 스타벅스의 간판 아래로 이끌리고 말았다. 스타벅스표 ‘세이렌’은 39개국, 1만3천개 가게에서 울리고 있다.
스타벅스는 새 이미지를 구축할 때마다 디자인에 차별화를 주어 브랜드 쇄신에 성공한 대표 기업이다. 2011년 스타벅스는 그들의 주력 상품이던 커피 메뉴에서 베이커리, 와인으로 품목을 늘리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로고에도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는 ‘스타벅스 커피’(STARBUCKS COFFEE)라는 문구가 회사를 상징하는 마스코트인 세이렌을 둘러싸고 있는 복잡한 문양이었다. 이번에는 문구를 없애고 세이렌의 얼굴을 확대했다. 그리고 다소 완벽해 보이는 세이렌의 얼굴에서 오른쪽 눈이 더 음영이 지도록 하고, 오른쪽 코가 더 깊어 보이도록 비대칭의 형상을 만들어 ‘인간적 느낌’이 드는 효과를 냈다.
참고로 강의 신 아켈로스와 스테로페 사이에서 태어난 세이렌은 상반신은 아름다운 여인이지만 하반신은 새 혹은 물고기 형태를 하고 있는데, 스타벅스 로고는 꼬리가 둘 달린 인어 멜루신을 형상화한 것이다. 로고 속에서 양 옆에 보이는 것은 팔이 아니라 꼬리다. 이는 스타벅스 최초의 로고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세이렌의 가슴이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두 개의 꼬리를 양손으로 벌리는 모양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여성단체의 항의를 받아서 현재의 로고로 변경됐다.
P.S. 여기서 나오는 세이렌은 구급차나 소방차에서 사용되는 그 사이렌의 유래도 된다.
유대인 출신인 하워드 슐츠 회장이 이스라엘을 후원하고 있다는 의혹은 이슬람권의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불렀다. 세계적인 윤리소비운동 단체인 ‘에시컬 컨슈머’는 스타벅스가 노동조합을 결성한 직원들을 무단 해고했던 전력과, 빈한한 커피생산 농가에 수입이 실질적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공정무역’ 활동이 미흡하다며 ‘보이콧 리스트’에 스타벅스를 올려놨다. 이런 이미지를 덮기 위해 스타벅스는 ‘윤리적 치장’에 매년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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