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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전조, 동물의 이상행동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가?

by 누름돌 202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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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으로도 지진이 언제, 어디서, 어떤 강도로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몇 초라도 일찍 재앙을 내다본다면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어 일찍부터 지진의 전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특히 지진을 앞둔 동물의 다양한 이상행동은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개나 고양이가 안절부절못하거나 하는 현상이 곧 닥칠 지진의 전조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그런 얘기가 과연 사실일까. 일부는 과학적 근거가 있고 또 일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논쟁의 대상이라고 한다.

 

 

 


지진은 지반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지진으로 나타나기 이전에 미묘한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일으킨다. 전자기파, 전리층 반사파, 라돈가스 등이 지진이 일어나기 몇 주 전부터 관측된다는 연구가 있지만, 아직 지진 예측에 쓰이지 못하고 있다.

 

예전부터 지진 전조로 관심을 모든 것은 좀 더 큰 현상인 이상한 소리와 빛, 구름, 지형 변화, 지하수 움직임 등과 함께 동물의 이상한 행동이었다. 지진을 앞두고 두꺼비가 떼로 나타났다거나 메기가 이상행동을 보이고 안 보이던 심해어가 출현하는 등 동물의 특이한 동태가 주목됐지만, 일회성인 데다 원인이 따로 있는지가 불확실해 현재로선 지진 예측의 도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출처 동아일보

 

 

그러나 최근 미국 지질연구소(USGS)에 따르면, 지진 발생 몇 초 전에 동물들이 이상 행동을 하는 것은 지진파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지진이 일어나면 진원에서 P파와 S파, 두 종류의 지진파가 퍼져 나간다. P파는 전파 속도가 초당 7~8㎞로 상대적으로 빠르고, S파는 초당 3~4㎞로 느리다. 따라서 지진파는 P파가 먼저 지나가고 그 뒤 S파가 퍼져 나간다.

 

그렇지만 P파는 진동이 작아 사람들이 잘 느끼지 못한다. 사람들은 몇 초 뒤 진동이 큰 S파가 와야만 비로소 “지진이 났다”는 걸 알게 된다. 지진피해는 대부분 S파에 의한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 예민한 동물들은 S파가 오기 전에 P파를 먼저 알아챌 수 있다.

 

미국 지질연구소는 이에 대해 “진동이 큰 S파보다 먼저 오는 P파를 알아채는 사람은 매우 드물지만, 더 예민한 감각을 가진 많은 동물은 경우 S파가 오기 전에 P파를 먼저 느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지진계의 경보 시스템도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예민한 감각의 동물들처럼 S파 발생 몇 초 전에 미리 P파를 감지해 지진 경보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뒤 대규모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야마우치 히로유키 일본 아자부 수의대 동물학자 등은 2014년 과학저널 ‘동물’에 실린 논문에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는데, 개 소유자 1259명 중 236명(18.7%), 고양이 주인 703명 중 115명(16.4%)이 이상행동을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절부절못하고 주인으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행동이 개와 고양이 모두에서 가장 흔했다. 고양이는 숨거나 도망치기도 했다.

 

고베 지진 전 24시간 동안 가장 흔했던 이상행동도 개의 경우 크게 짖기, 공포에 사로잡히기, 주인 물기 등이었다. 고양이는 숨기, 안절부절못하기, 병적으로 야옹거리기, 새끼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기, 높은 나무에 오르기, 사라지기 등의 이상행동을 자주 보였다. 이런 행동의 80%는 지진 하루 전에 목격됐다.

 

개와 고양이는 사람보다 청각과 후각이 매우 뛰어나다. 청각만 해도 사람은 1만7000㎐까지 듣지만 개는 4만4000㎐, 고양이는 7만9000㎐도 들어 초음파를 감지한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 지층의 미세한 균열, 지하수위 변동, 진동, 방출된 가스, 기업과 중력의 변화, 지반의 변형 등을 이들 동물이 느끼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지만,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연구자들은 2018년 연구논문에서 지진 전 동물들의 이상 행동을 보고한 사례 700건을 분석한 결과 “결론을 내리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많은 사례가 P파와 S파의 도착시각 차이로 설명되지만, 일부는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때 이상한 일이 있었다’는 식의 개인적이고 회고적인 진술이어서 신뢰성이 떨어졌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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