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종결 뒤 열린 브레턴우즈 회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을 탄생시켰다. 두 국제 금융기구는 그동안 개발도상국의 경제정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서구 중심의 세계 금융구조를 유지해왔다.
현재 IMF 총재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로 불가리아 출신이다. 역사상 최초로 개발도상국 출신 총재가 탄생했다. 그러나 역시 유럽 출신이다.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 출신이 맡고 있다.
왜 IMF 총재는 유럽출신이,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이 계속 가져갈까?
IMF는 1946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11명의 총재가 거쳐갔다. 모두 유럽 출신이다. 4명은 프랑스, 2명은 스웨덴 출신이다. 스페인과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불가리아 출신이 각 1명이다.
유럽 출신이 국제 금융시장을 지휘하는 ‘경제 대통령’의 자리를 독차지한 구조는 간단하다.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유럽’이라는 미국과의 묵계 속에, 유럽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배정된 지분에 따라 투표권 수가 다른 가중투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IMF 총재는 190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24명의 이사로 구성된 집행이사회에서 지분율에 비례한 투표권에 따라 50% 이상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총재로 선출된다.
IMF 회원국은 공동기금 조성을 위해 국내총생산(GDP)과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수출 등을 고려해 배정된 일정 쿼터에 대한 출자할당액(쿼터) 의무를 지는데, 이 쿼터가 재원 이용 한도는 물론 투표권 산출의 기준이 된다.
쿼터에 따라 산출된 투표권 현황을 보면, 미국은 현재 투표권의 16.5%를 갖고 있다. 여기에 유럽 국가들의 투표권을 합치면 50%에 가깝다. 캐나다와 일본이 유럽 쪽 후보를 지지해온 점을 고려해 두 나라의 투표권까지 합치면 60% 수준이다.
현재 중국은 지분 순위가 3위이며, 한국은 1.8%로 16위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과거에 IMF로부터 지원을 받던 입장에서 이제는 기여하는 입장으로 바뀌고 있다.
투표권이 열쇠를 쥐고 있지만 지금까지 IMF 총재는 투표를 거치지 않고 집행이사국들 간의 합의에 따라 뽑아왔다. 결국 미국과 유럽의 취향이 반영될 수밖에 없고 외형상만 합의제인 셈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지난 76년간 유럽이 IMF 총재를 맡았다. 현 IMF 지배구조가 지나치게 선진국 중심이어서 세계 금융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배경이다.
국제정치는 힘에 의해 현실적으로 운영된다. 유엔이 안전보장이사회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처럼,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도 철저하게 강대국의 결정이 존중된다.
IMF가 개도국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서 아시아 금융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불신이 있다. 최근 선진국이 독식해온 세계 금융권력의 구조가 깨지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과 한국이 앞장 서고 있다.
'World Politic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자폭탄 vs 수소폭탄, 북한은 수소폭탄을 가지고 있을까? (0) | 2022.06.30 |
---|---|
북한의 핵개발과 북핵 실험의 역사 (0) | 2022.06.28 |
G6 → G7 → G8 → G7 그리고 G20 (1) | 2022.06.28 |
군사주권 없는 한국, 전작권 전환의 역사 (0) | 2022.06.28 |
핵무기 개발의 역사, 대한민국도 최소 6개월 안에 핵무장 가능! (0) | 2022.06.27 |
전술핵 vs 전략핵, 한국 전술핵 배치의 역사 (0) | 2022.06.27 |
주한미군과 방위비 분담금의 문제점 (0) | 2022.06.26 |
'RCEP vs CPTPP' 의 공통점과 차이점 (0) | 2022.06.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