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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s

깨진 유리창 이론과 무질서 및 범죄의 확산

by 누름돌 2022.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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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 이론이 있다. 사회 질서 유지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이론적 배경이 되면서 우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여전히 정부와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이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고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무엇이며, 효과는 어떤지를 알아본다.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s Theory)'은 미국 범죄학자 조지 켈링과 정치학자 제임스 윌슨이 1982년 미국 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에 쓴 글에서 나왔다. 작은 범죄를 방치하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 심리학 이론이다.

 

이 이론이 나오기 전인 1969년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 교수였던 필립 짐바르도는 재미난 실험을 했다. 구석진 골목에 두 대의 차량을 두었다. 하나의 차량은 보닛만 연 채로 두었고, 다른 차량 하나는 보닛을 열고, 앞 유리창이 깨진 채로 두었다.

 

이 두 대의 차량을 일주일 동안 두어 관찰하였다. 보닛만 열린 채로 둔 차량은 일주일 전과 동일한 모습이었지만, 앞 유리창이 깨져 있던 차량은 거의 폐차 직전까지 심하게 손상되어 있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작은 무질서 상태를 방치하면 더 크고 심각한 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1994년 뉴욕시장이 된 연방검사 출신 루돌프 줄리아니는 이 원칙을 도입하여 가벼운 범죄라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제로 톨러런스(Zero Tolerance)를 선언했다.

뉴욕시는 지하철 내 각종 낙서를 지우는 프로젝트를 5년간 꾸준히 전개했다. 뉴욕 시민들은 강력 범죄에는 대응하지 않고 경범죄만 처벌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깨진 유리창 이론’을 적용한 지 3년 만에 뉴욕시 강력 범죄가 80%나 줄었다. 이후 줄리아니 시장은 노상음주, 방뇨, 구걸, 윤락 등 경범죄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단속을 벌여 우범지역이었던 할렘가의 범죄율도 크게 낮추었다.

 

줄리아니는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범죄율을 가장 많이 감소시킨 시장으로 등재됐고, 뉴욕 시장에 재선도 됐다.

 

하지만 다양한 사례에 인용되던 깨진 유리창 이론의 효과에 대해서는 이후 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했다. 뉴욕시의 지하철 낙서 지우기가 뉴욕 범죄율 감소로 이어진 것에 대해 직접적 원인인지에 대한 회의적 반론도 적지 않게 나왔다.

 

대표적으로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인 스티븐 레빗이 <괴짜 경제학>에서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반박한다. 레빗은 뉴욕시 범죄가 1990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고 1993년에는 강력 범죄가 이미 20%나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때는 줄리아니가 시장이 되기 전이었다. 게다가 1990년대 범죄율은 뉴욕만이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줄어들었다고 했다. 심지어 최악의 범죄 도시로 악명이 높던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뉴욕과 비슷할 정도로 범죄가 줄었다는 것이다.

 

 


일상에서도 깨진 유리창 이론을 쉽게 살펴볼 수 있다. 예컨대 무단 투기 금지라고 적힌 가로등 밑에 쌓인 쓰레기들이 그렇다. 쓰레기가 쌓여 있지 않다면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것이다.

 

그러나 쓰레기 하나가 놓여 있게 된다면 쓰레기통을 찾던 사람은 그 옆에 쓰레기를 버릴 것이고, 결국에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려고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소한 무질서를 놔두면 더 큰 문제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우리나라의 도시재생 사업과 범죄예방에 다수 적용되고 있다. 

 

특히 셉테드(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기법은 주위 환경을 새롭게 디자인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한다는 목적을 담고 있다셉테드는 범죄 행동을 유인하는 물리적 환경 특성을 변화시켜 특정 지역의 방어 공간의 특성을 높임으로써 범죄의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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