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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Politics

기축통화 패권을 가진 국가가 곧 세계 패권국가

by 누름돌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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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기축통화는 국제 거래에서 중심이 되는 통화를 가리킨다. 국제 무역 결제에서 사용되거나 환율 평가시 지표가 되며, 대외준비자산으로 보유된다는 특징이 있다. 국제 거래를 할 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통화라고 보면 된다.

 

20세기 초반까지는 세계 금융 경제의 중심이었던 영국의 파운드화가 기축통화로서 국제 거래에 주로 이용됐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전 세계 외환거래 및 외환보유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로 인정받고 있다. 

 

기축통화국은 초강대국과 같은 말이라 할 수 있다.

 

 

 


 

기축통화의 역사

 

역사적으로 16∼18세기에는 스페인 은화가 있었다.

 

이후에는 영국 파운드가 기축통화였다. 파운드는 1717년 영국이 금본위제를 도입한 이후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리기 시작했다. 당시 영국은 1694년 설립된 영국은행이 중앙은행 기능을 수행하는 등 금융시장이 발달해 있었다.

 

또한 이 시기 영국은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여러 식민지를 거느리면서 정치·군사력으로도 초강대국 위치에 있었다. 이에 영국 정부의 요청으로 화폐 주조 책임자를 맡고 있던 과학자 아이작 뉴턴은 파운드 가격을 금 1온스당 4.25파운드로 고정하는 금본위제를 설계하게 된다. 그 결과 파운드는 안정적인 화폐로 인정받으면서 1860~1914년 동안 세계 교역 결제 통화의 60%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영국을 중심으로 한 금본위제는 제1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흔들리게 된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이 세계 대전 전쟁 비용과 이후 복구를 위해 미국에 막대한 채무를 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순채권국이 된 미국은 금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결국 영국은 금이 부족해 1931년 금본위제를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후 세계 패권은 미국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영국은 두 차례의 전쟁으로 정치·경제적 타격이 심해 주도권을 미국에 넘겨줘야 했다. 영국 파운드가 누리던 기축통화 지위도 미국 달러로 이양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접어들던 1944년 브레튼우즈에 모인 44개 연합국 대표들은 금 1온스당 35달러로 하는 고정 환율제도를 채택했다. 1971년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던 미국이 달러를 금과 일정 비율로 교환하는 금태환을 정지한다고 발표하면서 브레튼우즈 체제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미 국제 거래에서 위상이 높아진 달러는 사실상 기축통화 지위를 이어갔다. 금태환 정지 이후 각국은 오히려 달러 보유액을 늘렸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보면 전세계 외환보유고 가운데 미국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62%로 압도적이고, 유로 20%, 일본 엔 5.7%, 영국 파운드, 4.5%, 위안화 2% 정도다.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에도, 전세계적으로 무역결제, 외환보유고, 해외 투자 등을 위한 달러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화폐

 

달러 패권이 단시일 안에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

 

1999년 등장한 유로화가 달러의 도전자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와 이후 유로존 부채 위기 등에서 너무 많은 약점을 노출했다.

 

중국은 세계 1위 경제대국 자리를 넘보고 위안화 국제화도 계속 추진하고 있지만,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려면 경제·금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만 한다. 세계 최다 인구와 강력한 경제력을 지닌 중국이지만, 시장 경제가 발달하지 않았으며 금융 시장이 낙후되어 있어 아직은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

 

한편 유로화나 엔화처럼 달러화에는 못 미치지만 국제 무역에 일부 쓰이는 통화도 있다. 이것은 준기축통화 또는 교환성 통화란 개념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있다.

 

IMF가 만든 가상통화 ‘SDR’ 통화바스켓도 이런 예에 속한다. 아이엠에프 회원국은 경제적 어려움이 생기면 달러화(미국), 유로화(유로존), 위안화(중국), 엔화(일본), 파운드화(영국) 등의 통화를 섞어 만든 SDR라는 화폐로 자산을 인출할 수 있다.

 

바스켓 구성 화폐는 통상 국제적으로 안정적이며, 신뢰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넓은 범위에서 달러화 외 이들 4개 통화도 기축통화라고 부르는 사람이 가끔 있는 까닭이다.

 

그럼 원화의 국제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수출입 거래에서 원화의 비중은 2.5%에 불과하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올해 1월 기준으로 집계한 국제 결제의 통화 비율을 보면, 1위와 2위는 달러화(39.92%) 및 유로화(36.56%)이며, 파운드화·위안화·엔화도 한자릿수 비중이었다. 원화는 공표되는 20위 순위 안에 들지 못했다.

 

 

 


 

어느 나라의 돈이 기축통화가 되려면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경제 규모와 경제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야 함은 기본 중 기본이다. 그러나 경제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외교 영향력이나 군사력도 중요한 변수이다. 여기에 국가 신용도도 높아야 하고 경제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이런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국가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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