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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Politics

'다누리'의 달 탐사와 ‘헬륨-3’

by 누름돌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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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신산업을 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경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를 약 1000조원으로 내다본다. 메릴린치는 최소 35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한다. 이동통신망(6G) 구축도 인공위성과 원활한 연결에 달려 있다. 이제 자석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청소하는 회사까지 등장했다.

 

달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달에는 반도체 등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 핵융합 에너지의 원료인 헬륨3(He3) 등 자원이 풍부하다. 달은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는 만큼 달의 자원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달에는 미래의 핵융합 원료로 주목받는 헬륨3가 적어도 100만톤 이상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 전체가 2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언젠가 쓰일지 모를 우주자원 확보는 요즘 달 탐사의 목표다. 

 

 

 


 

다누리호와 달 탐사

 

 

현재 공식적으로 달 탐사를 추진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그리고 아랍에미리트와 영국, 멕시코 9개국이다. 미국과 일본에선 우주기업들이 민간 달 착륙선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상 최초의 민간 달 착륙선이 올해 안에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방대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 나라는 역시 미국이다. 총 투입비용 930억달러에 이르는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를 추진 중인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2022년 8월 29일 우주선 아르테미스 1호로 첫 무인 달 궤도 비행에 나선다. 

 

현재 달 탐사 국가들 중 자체 개발한 탐사선을 보내는 건 한국뿐이다. 나머지 나라들은 다른 나라의 우주선에 소형 탐사장비를 태워 보낸다.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는 2022년 8월 5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달 여행을 시작했다. 다누리가 달 상공 100㎞에 도착해 탐사 임무를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7번째 달 탐사국이 된다.

 

세계 과학자들은 한국의 다누리호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12월 초 달 상공 100km 궤도에 도착하는 다누리호에는 한국이 개발한 5개의 장비와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이 개발한 달 영구음영지역 관측카메라 ‘섀도캠’이 탑재돼 있다.

 

과학계는 이들 장비 가운데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광시야 편광 카메라 폴캠(PolCam)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이 카메라에 대해 일제히 “달 관측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 장비”라고 평가했다. 무게 3kg의 이 카메라는 사상 최초로 편광을 이용해 전체 달 표면 지도를 작성한다. 물체가 빛을 산란시키는 방향(편광)을 분석해 달 표면에 어떤 입자와 암석들이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헬륨3 및 월면의 마그마 분출과 관련이 있는 티타늄의 100미터 고해상도 분포도가 가능하다. 이는 향후 달 자원 탐사 후보지와 착륙지 선정 등에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달에 있는 100만톤의 헬륨-3

 

달 탐사 경쟁에 담긴 속셈이 ‘헬륨3 자원 선점’에 있다. 헬륨3은 ‘왜 달에 가는가’라는 물음에 응대하는 달 탐사 계획의 열쇳말이 되고 있다. 

 

수소 다음으로 가벼운 원소인 헬륨(He)의 핵은 양성자 둘과 중성자 둘이 결합해 이뤄져 있다. 중성자 하나가 빠진 동위원소도 있다. 헬륨-3(³He)이다. 이 동위원소는 1939년 발견됐지만 근래에 널리 알려졌다.

 

여러 나라의 달 탐사 경쟁이 불붙으면서 헬륨3은 우주시대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떠올랐다.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융합해 엄청난 전기에너지를 얻고자 한창 개발 중인 핵융합 기술이 더 발전하는 먼 미래에, 헬륨3이 삼중수소를 대신할 이상적 우주자원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계산법을 따르면 30~40t의 헬륨3이면 미국의 한 해 전력소비량을 다 댈 수 있다고 한다.

 

헬륨3를 핵융합 발전에 활용하면 유해 방사성 폐기물 없이도 기존 원자력 발전의 5배 이상 효율이 높게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헬륨3는 화석연료를 넘어 원자력도 대체할 수 있는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아쉽게도 헬륨3은 지구에 거의 없다. 달 표면엔 수백만 t이나 묻혀 있다. 태양풍을 타고 날아오는 헬륨3 입자들이 대기권 없는 달에 그대로 쏟아져, 티탄철석 입자들 사이에 대량으로 포집돼 있다. 그러니 달 공장을 세워 헬륨3만 뽑아 가져와 핵융합 발전에 쓸 수 있다면 지구 행성의 에너지 위기도 풀 수 있다고 한다.

 

 

 


1967년 제정된 우주법에 따르면 달에 대한 특정 국가의 소유는 인정되지 않지만, 자원 채취는 불법이 아니다. 달을 먼저 선점하는 국가가 모든 면에서 유리하고 우주 패권을 쥐려는 국가 간 경쟁이 과열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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