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meta)는 고대 헬라스어에서 유래한 접두사로 다른 말 앞에 붙여서 신조어를 만드는 데 활용한다. '메타'는 일정 단어에 ‘다음에’ 또는 ‘넘어서’라는 의미를 부여할 때 그 접두사로 주로 사용된다.
메타메모리, 메타비평, 메타자본, 메타방역, 메타사피엔스 등이 그렇다. 요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메타버스도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로 유명한 기업의 이름도 ‘메타’(Meta Platforms)로 바뀌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메타피지카'
오늘날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전체 저작은 모두 50권으로, 대부분은 학원 내부의 전문가를 상대로 한 강의용 논집(esoterika)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제자들과 산책하며 대화하고 강론했기 때문에 그의 학파는 소요학파라고 불렸다.
로마시대 아리스토텔레스학파(‘소요학파’)의 수장이었던 안드로니코스(Andronikos, 기원전 125~68)가 학파 내부용 강론 자료들을 정리 편집하게 되었다. 이때 그는 ‘자연학’(physika) 또는 물리학 저술들 ‘다음에’(meta) 14권으로 구성된 일련의 저술들을 배치했는데, 이후 그 저술들을 메타피지카라고 총칭하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자신은 형이상학에 해당되는 분야를 ‘프로테 필로소피아’ 곧 ‘으뜸 철학’이라고 불렀다.
이후 19세기 독일의 고전학자 이마누엘 베커(1785~1871)가 편집한 ‘프로이센 아카데미’ 판본의 편집 순서가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베커판의 편집 순서를 보면, 논리학에 해당하는 <오르가논(Organon)>이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자연에 대한 탐구에 해당하는 <자연학>을 비롯한 생물학 관련 작품들이 뒤를 잇는다.
말 그대로 ‘자연학 다음에 오는 것들’(meta-physics)을 의미하는 <형이상학>이 그 뒤에 온다. 그 다음에는 <니코마코스 윤리학> <정치학> 등 실천적 영역에 해당하는 저작들이 온다. 마지막으로는 제작과 관련된 탐구에 해당하는 <수사학>과 <시학>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런 순서와 분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견지했던 학문 분류 방식과도 맞아떨어진다. 여기서 논리학 분야는 모든 학문을 위한 예비적·도구적 성격을 지닌다고 평가받는다. 형이상학, 신학, 수학, 자연학 등은 인간의 행위 가운데 ‘안다’와 관련되는 이론적 학문 영역이고, 윤리학, 정치학, 경제학 등은 ‘행한다’와 관련되는 실천적 학문 영역이다. 수사학이나 시학은 ‘만든다’와 관련되는 제작적 학문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의 'META'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10월 28일 연례 개발자 행사에서 공식 사명을 ‘메타 플랫폼(Meta Platforms)’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창업자 저커버그가 2004년 하버드대학 재학 중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7년 만에 사명을 변경한 것이다.
현재 본업인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메타버스라는 블루오션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의미가 사명변경에 담겨 있다. 메타버스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사전에서는 “아바타를 통해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 경제 교육 문화 과학 기술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 공간 플랫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유니버스(현실세계)를 넘어선 특별한 세상이다.
메타버스 세계에서 사용자들은 아바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아바타는 산스크리트어로 하늘에서 내려온 이를 뜻한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신이 인간을 만나기 위해 자신의 본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생각에서 기인한 말이다.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아바타로 변해서 다른 이들과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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