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는 파괴 에너지가 발생하는 핵반응에 따라 크게 핵분열무기와 핵융합무기로 분류한다.
통상 핵분열무기를 원자폭탄(Atomic Bombs·A-Bombs)이라 하고, 핵융합무기를 수소폭탄(Hydrogen Bombs·H-Bombs)이라 부른다. 과거 핵무기 개발 초기 원자폭탄은 원자 반응에 의해 에너지가 발생하고 수소폭탄은 이중수소(2H)를 핵융합 연료로 사용한 것에서 유래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6차례 핵실험을 감행했다. 그런데 4차 핵실험부터 수소폭탄을 실험했다고 말하고 있다. 어디까지 믿어야할까?
원자폭탄(핵분열형)
1945년 8월 6일 아침 8시 15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우라늄235 핵폭탄 ‘리틀보이’는 단숨에 6만 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갔다. 핵폭탄이 떨어진 곳의 주변 온도가 최대 4천 도까지 치솟았다. 열이 주위로 번지면서 반경 1.5km에 서 있던 건물들이 줄줄이 주저앉았다. 열의 여파로 증발된 수분이 다시 검은 비로 쏟아졌다.
사흘 뒤, 나가사키에 또 다른 플루토늄239 핵폭탄 ‘팻맨’이 떨어졌다. 한국인 4만여 명을 포함해 추가로 20만 명이 숨졌다.
1~3차 북핵 실험이나 일본 원폭 때 원료로 쓴 것은 우라늄(U-235)이나 플루토늄(PU-239)이다. 우라늄 계열인 이들 원자핵 하나를 중성자로 때리면, 원자핵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2억 4천만 전자볼트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대규모 핵분열이 점진적으로 일어나게 통제하면 원자력발전소에서 전력원이 된다. 하지만 핵분열이 제어되지 않으며 원폭처럼 전쟁무기로 변한다.
우라늄은 원석을 기체로 농축한 뒤 다시 고체 상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다.
또 다른 원폭 재료인 플루토늄은 원자로에서 사용한 우라늄 핵연료나 폐연료를 질산 같은 화학품으로 재처리하는 ‘퓨렉스’ 공법을 거쳐 얻을 수 있다.
핵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우라늄이 20kg 이상 필요한 반면, 플루토늄은 8kg 정도면 핵무기 하나를 제조할 수 있다.
수소폭탄(핵융합형)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에 투하된 두 기의 원자핵폭탄 위력은 각각 TNT 2만 톤 규모로 추정된다.
그런데 제대로 된 수소폭탄의 경우, 위력은 TNT 1천만 톤을 넘는다. 1952년 11월, 미국이 실험한 수소폭탄 ‘아이비 마이크’의 폭발력이 TNT 104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가사키 원폭 때와 견주면, 산술적으로는 한 번에 1억 명 이상을 살상할 수 있는 살인무기다.
미국과 군비경쟁을 벌이던 소련이 8년 뒤 실험에 성공한 수소폭탄 ‘차르봄바’는 공포 그 자체였다. 1961년 10월 30일 실험 결과, 폭발력이 TNT 5800만 톤에 이르렀다.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3천 배에 가깝다.
폭발 충격으로 지진파가 지구를 세 바퀴나 돌았다. 실험 지역에서 1천 km 떨어진 핀란드에서 유리창이 깨졌고, 100km 지점 밖에서 핵실험에 노출된 사람이 3도 화상을 입었던 사실도 나중에 알려졌다.
수소폭탄은 수소 원자의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원자핵폭탄이다. 수소 원자의 특성은 작은 원자핵끼리 합쳐지는 순간, 질량이 줄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내는 성질이 있다. 이런 반응을 핵융합이라고 한다.
지구까지 1억 4400만 km를 넘어 빛과 열기를 보내는 태양에너지가 수소(또는 헬륨)의 핵융합을 통해 만들어진다.
수소의 동위원소 가운데 중수소, 삼중수소가 있다. 같은 계열이지만, 다른 성질을 띠는 일종의 ‘배다른 형제’다. 특히 삼중수소는 강력한 핵융합 성질을 보이기 때문에 수소폭탄 개발에 필수 재료로 꼽힌다.
원자폭탄 제조에 성공을 하면 거의 모든 국가가 핵폭탄의 파괴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핵융합 반응을 사용한 수소폭탄 제작에 나선다. 이때 핵융합 에너지원을 핵분열로부터 얻는다. 원자폭탄이라 불리는 핵분열탄을 폭발시켜 핵융합을 일으킬 수 있는 1억℃ 이상의 고온을 얻어낸다.
지금 우리가 수소탄이라고 부르는 것은 핵융합에너지를 이용해 분열을 극대화하는 ‘증폭 핵분열’(Boosted Fission)과 ‘다단계 방사능 내폭’(Staged Radiation Implosion) 방식의 핵폭탄을 통칭한다. 아직 순수 핵융합탄은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증폭 핵분열은 핵분열 물질 중심에 이중, 삼중 수소를 넣고 핵분열로 인해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중성자를 만들어 더 많은 핵분열을 유도하는 것이다. 순수 핵분열 무기보다 2배 이상 효율을 증가시켜 핵무기를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오늘날 거의 모든 핵분열 무기는 증폭 핵분열 방식이다.
이보다 더 진보된 다단계 방사능 내폭은 핵분열이 일어나는 부분과 핵융합이 일어나는 부분이 분리돼 있다. 이는 또다시 두 가지로 나뉜다. 핵분열로 일어난 핵융합 에너지를 폭발력으로 이용한 분열-융합 2단계와 핵융합에서 나온 중성자로 다시 강력한 핵분열이 일어나게 만드는 분열-융합-분열 3단계 방식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가장 큰 핵실험이 바로 3단계형인 1961년 소련의 차르 봄마(Tsar Bomba·폭탄의 왕)로 폭발력은 약 50Mt(메가톤)이다.
북한은 6 차례 핵실험 가운데 초기 세 차례는 일반적인 핵분열탄 시험을 실시했고, 4차 이후는 증폭 핵분열 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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