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10월16일 ‘제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 대회)를 열었다. 시진핑(69) 주석의 3연임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됐기 때문에, 그와 함께 중국을 이끌게 될 ‘2인자’인 국무원 총리와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구성하게 될 이들의 면면을 두고 다양한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시 주석의 3연임을 정당화하는 핵심 근거는 ‘자신감’과 ‘위기감’이다. 시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을 맞는 2049년까지 미국을 뛰어넘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한다는 이른바 ‘두번째 100년’ 목표를 내걸고 있다. 전임 지도자들과 시진핑 2기까지 중국은 망가진 국가의 틀을 갖추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첫번째 100년’ 목표(샤오캉 사회 달성)에 집중했다. 이제 시 주석 3기부터는 발전 속도를 높여 세계 최강국 미국을 넘어서는 ‘두번째 100년’ 목표(중국몽 달성)를 향해 나아가야 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시 주석 10년 동안 중국 국내총생산(GDP)은 8조5322억달러(2012년)에서 17조7340억달러(2021년)로 갑절 이상 늘었다. 1인당 국내총생산 역시 6300달러(2012년)에서 1만2556달러(2021년)로 급증했다. 2012년 중국 경제 규모는 미국의 52.5%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77.1%까지 성장했다. 중국은 10여년 안에 미국의 경제 규모를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당대회와 시진핑의 3기
중국은 매 5년마다 전국의 공산당 대표들이 모이는 당대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꾸린다. 이번 20차 당대회에서는 시 주석의 3연임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시 주석은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선출되면서 현재까지 10년을 집권했다.
중국은 후진타오 전 주석이 5년씩 두차례, 총 10년 집권하는 등 10년 집권 관례가 있으나 시 주석은 이를 지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안팎의 여러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세번째 총서기직에 유임되면서 그의 집권이 최소 5년 연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격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이를 위해 2018년 3월 중국 헌법상 규정인 ‘국가주석의 임기(5년)를 2차례 연임으로 제한’하는 헌법 79조 3항을 개정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가 겸직하는 ‘공산당 총서기직’과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의 임기엔 제한이 없다.
덩샤오핑 전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은 국가주석의 임기를 제한함으로써 ‘10년 집권’의 규칙을 만들었다. 시 주석이 덩 전 주석이 설계한 관례의 빗장을 푼 것이다.
2021년 11월 진행된 중국 공산당 ‘3차 역사결의’ 역시 시 주석 3연임을 위한 사상적 다리를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결의에는 중국공산당 100년의 역사와 함께 시 주석 집권 9년의 성과가 꼼꼼히 담겼다. 결의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새 시대, 더 위대한 승리와 영광”을 강조하며 끝을 맺는다. 국가주석직 임기제한 폐지가 시 주석 3연임의 제도적 바탕을 닦은 것이라면, 3차 역사결의는 그에 대한 사상·역사적 토대를 놓은 것이다.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과 개혁개방의 설계자 덩샤오핑이 각각 1945년 1차 결의와 1981년 2차 결의를 통해 권력 다툼에서 승리하고 강력한 추동력을 발휘하겠다고 선언했다. 1945년 4월 마오쩌둥은 첫 역사결의를 통해 당내 파벌투쟁을 청산했고, 1981년 6월 덩샤오핑은 두번째 역사결의로 개혁개방 노선을 확실히 했다.
지도부 선출과 시진핑 후계자는?
1억명에 가까운 당원을 거느리는 중국 공산당은 2천여명의 지역별 당 대표를 뽑은 뒤 400명의 중앙위원회를 추린다. 여기서 다시 25명의 중앙정치국원을 선발한 뒤 이 가운데 7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로 최고지도부를 구성한다. 특히 7명의 상무위원은 계파별 이해관계 등이 반영돼 선정된다.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는 매년 8월 초 허베이성의 휴양지 베이다이허에서 비밀회의를 연다.
상무위원 간의 관계는 장쩌민, 후진타오 시대에는 꽤 수평적이었다. 그래서 이를 중국의 집단지도체제라 부르기도 했다.하지만 시 주석 때에 들어오며 상무위원들이 시 주석에게 ‘보고하는’ 수직적 관계로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 1인 중심 체제가 강화되면서 ‘상하이방’과 ‘공산주의청년단’, ‘태자당’ 등 권력 경쟁을 하던 당내 계파 구분도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결국 시 주석과 가까운 인사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50대 초중반 정치인을 상무위원으로 발탁해 최고지도자로 키워온 관례가 있다. 시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이 그 주인공이었다. 각각 2007년, 1997년 당대회에서 54살로 상무위원이 됐다. 이후 최고지도부에서 5년 동안 경험을 쌓고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시 주석은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이 관례를 깨고 50대 초중반 상무위원을 발탁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은 68살 이상은 퇴임하는 이른바 ‘7상8하’ 관례가 있다. 시 주석은 올해 69살이 됐지만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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