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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Politics

중국의 부상과 투키디데스의 함정

by 누름돌 2022.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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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용어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 역사학자인 투키디데스가 쓴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시작되었다. 투키디데스는 아테네-스파르타 전쟁의 원인을 새롭게 부상한 아테네와 이를 견제하려는 스파르타가 빚어낸 구조적 긴장관계였다고 설명한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신흥 강대국이 부상하면서 기존의 패권질서를 흔들면 결국 기존의 강대국과의 전쟁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책 결말에서 투키디데스는 “전쟁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말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 ‘세력 전이’, 즉 힘의 역전 조짐이 보이면 양국은 전쟁을 믿게 되고, 그 믿음이 전쟁의 신을 부른다. 고대 그리스에서 스파르타와 아테네가 바로 그 이유로 충돌했고, 그 이후 2500년 동안 큰 전쟁들도 그런 이유로 일어났으니 권력 전환기에 미-중 충돌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거다.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투키디데스의 함정

 

 

아테네는 페르시아 전쟁(기원전 492~448)에서 페르시아를 물리친 뒤 재침에 대비해 해군력을 주축으로 한 델로스 동맹을 출범시켰다. 유명한 영화 <300>의 배경이 된 것이 페르시아 전쟁 중의 '테르모필레 전투'이다.

 

맹주인 아테네는 지중해 곳곳의 도시국가들을 자신의 세력으로 삼고 시칠리아와 이탈리아 반도까지 세력을 넓혀갔다. 이에 위협을 느낀 스파르타를 위시한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국가들은 펠로폰네소스 동맹을 결성해 맞섰다.

 

펠로폰네소스 전쟁(기원전 431~404)은 두 동맹이 고대 그리스의 패권을 놓고 벌인 대회전이다. 투키디데스는 떠오르는 아테네 앞에서 그리스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던 스파르타가 느낀 질투와 공포심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원인이라고 적었다. 스파르타는 아테네가 자신을 압도할까 두려워하고 바로 그 두려움에 떠밀려 전쟁터로 향한다.

 

전쟁은 스파르타의 승리로 끝났으나, 그 과정에서의 상호 출혈은 고대 그리스가 몰락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아테네 출신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두 동맹 사이의 전쟁을 객관적이고 비당파적인 시각에서 기록했는데, 이것이 바로 유명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그는 이 책에서 당시 스파르타보다 전력이 약했던 아테네가 신흥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스파르타의 두려움이 커졌고, 이런 상황이 전쟁으로 비화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은 펠로폰네소스 전쟁 때처럼 빠르게 부상하는 신흥 강국이 기존의 세력판도를 뒤흔들고 이런 불균형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패권국과 신흥국이 무력충돌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일컫는 용어다.

 

역사학자들은 1500년 이후 신흥 강국이 패권국에 도전하는 사례가 15번 있었고, 이 가운데 11차례가 전쟁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1, 2차 세계대전도 신흥국 독일이 당시 패권국인 영국에 도전하면서 일어났다.

 

 

 

 

 

G2와 패권전이

 

2017년 하버드 대학의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저서 <불가피한 전쟁>에서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질서의 주도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면서 서로 원하지 않는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과 중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2대 강국이다. 더구나 미국은 현 세계질서를 지배하는 패권국이고, 중국은 급성장하는 강력한 도전국이다. 투키디데스 함정의 전형을 보여주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반론도 있다. 존스홉킨스대의 국제정치학자인 할 브랜즈 석좌 교수와 마이클 베클리 터프츠대 정치학 교수는 신흥 강대국은 파워가 계속 확장할 때에는 패권국에 맞먹을 수 있을 때까지 ‘대결’을 미룬다.

 

그러나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고 패권국과 동맹 세력에 포위되고 쇠퇴기를 앞둔 시점에 이르면, 신흥 강대국은 더 늦기 전에, 현재 움켜쥘 수 있는 것을 확보하려 들어 ‘전쟁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1914년 1차 대전을 일으킨 독일이나 1941년 무모한 줄 알면서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 지금의 중국이 모두 같은 처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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