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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olitics

국회의원 자가용의 변천사

by 누름돌 2023.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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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타고 다니는 자가용을 보면 경차부터 고급 대형차까지, 다양한 차종이 보인다.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라고 하면 흔히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본회의가 열리는 날이면 국회 본청 앞에 제네시스와 에쿠스 같은 검은색 고급 승용차와 카니발 등 대형 차량이 늘어선다.

 

WeeklyChosun2008년 전화조사를 통해 국회의원들이 실제로 타고 다니는 차량을 조사하였다. 국회의원 299명 중 소형 승용차를 이용하는 국회의원은 단 3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차를 이용하는 국회의원들에게는 국민의 세금으로 유류 보조비가 지급되는데, 이를 이용하여 차량관리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에 자가용은 국회의원 개인의 취향과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움직이는 자산이기에, 자신의 신분을 나타내거나, 혹은 과시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 자산의 가치가 컸다. 그러나 최근 자가용은 이동수단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생활공간으로서의 기능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이동을 위해 운전해야 했던 자동차는 이후 그 안에 있는 시간 동안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보다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생활공간이 된다. 특히 현장에서 업무를 뛰어야 하는 지역구 의원들은 연예인처럼 대부분의 시간을 이동할 때 쓴다.

 

그에 따라 기아 카니발, 미니밴과 같은 승합차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카니발은 세단보다 넓은 실내공간과 고속도로 전용차로 이용 등 확장성과 실용성이 좋아 현장을 누비는 의원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편안한 승차감은 물론, 보좌진도 태울 수 있고 차 안에서 회의를 지속하는 등 이동하는 사무실 개념에서도 안정성과 편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의원이 제네시스에서 카니발로 차량을 바꾼 사례가 있는데, 이는 현장 행보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정도다.

 

한편으로는 지역구 관리 차원에서 지역 공장에서 만든 차종을 선택하는 의원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평택이 지역구인 한 의원은 쌍용자동차 렉스턴을 이용한다. 인천 부평구가 지역구인 한 의원은 GM대우의 토스카와 스테이츠맨을 이용한다. 평택에는 쌍용차의 본사와 공장이 있고, 인천광역시 부평구에는 GM대우 공장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선택함으로써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하였다.

 

2008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 올랐던 고유가 시대에는 시민들 사이에서 기름값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기존에 타던 중·대형차를 처분하고 경차로 바꾸곤 했다. 이러한 환경적 변화에 따라 국회에도 일명 'BMW(버스, 바이크, 메트로, 워킹)'이 생겨났다.

 

BMW족이란 Bus bicycle Metro Walking 줄임말로, 버스(Bus)나 자전거(bicycle), 지하철(Metro), 걷기(Walk)로 이동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2008년 유가 상승으로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유행어인데, 국회의원들도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하고 근거리는 가급적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시민과 접촉을 늘리는 의원들도 몇몇 보이기 시작했다.

 

2017년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던 윤준호 전 의원은 대표적인 '버스 마니아'이다. 주중에 서울에서 의정활동을 하지만 주말에는 지역구로 내려와 주로 버스를 타고 다니며 활동을 하였다. 시민들이 느끼는 대중교통 시스템을 직접 체감하면서 실제로 공약을 만들 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채이배 전 의원도 국회 통근버스 애용자이다. 조찬모임이 많을 때는 이른 아침에 나와 버스로 출근하거나 종종 자차로 운전을 하곤 하지만 그런 때가 아니면 대부분 지하철과 통근버스 조합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 송영길 의장도 지하철을 타고 출근을 한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일주일에 두 세번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 우 의원은 초선이던 17대 국회 때부터 자전거로 출근한 의원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이학재 전 의원도 바이크 족에 속한다.

 

가까운 거리를 걸어다니는 뚜벅이족 의원에는 대표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있다. 걸으면 우선 건강에 좋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시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자세히 볼 수 있다며 시민들과 접촉면이 넓어져서 실제 정책을 입안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해외에도 BMW족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를 들 수 있다. 스웨덴 의원들은 출퇴근 시 주로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관용차 지원이나 유류비, 차량유지비도 지원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가장 낮은 가격의 교통비용에 대한 영수증을 제출한 후 보전받을 수 있다. 덴마크 국회의원들도 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의정활동을 수행한다. 두 국가는 국민들과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며, 저탄소 사회실현도 함께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전에 크게 다뤄지지 않았던 미세먼지와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이 커져가면서 문재인 정부도 미세먼지 저감과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대기 질 개선을 위해 친환경차 보급을 장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 21대 국회의원 차량과 제 20대 국회의원 차량을 비교했을 때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엔진과 일반 내연 엔진을 동시에 장착해 일반 차량보다 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인 차량이다. 21대 국회에 등록된 298대 가운데 17(5.7%)가 하이브리드 차량이었고, 이어서 가솔린 154, 디젤 117, 수소 4, 전기 2, LPG 4대 등이었다. 20대 국회에는 295대 차량이 등록됐는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8(2.7%)였다.

 

그러나 여전히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의원들의 자가용을 보면 고급·대형차들이 대부분 자리잡고 있다. 이는 정치인들의 체면이나 권위, 신분 과시 등의 측면이 아직까지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용적, 환경적 측면에서 자가용을 선택하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출처: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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