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는 300명의 의원을 보좌하는 2700명의 보좌진이 있다. 의원실을 직장 삼아 일하는, 정치를 다루는 직원이다. 의원을 보좌하며 정책과 법안을 만들고, 여러 행사의 축사와 연설문, 각종 보도자료를 작성한다. 지역구 민원을 들어주고 해결하기도 한다.” 2019년 방영된 <제이티비시>(JTBC) 드라마 <보좌관>은 주인공 이정재 씨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국회의원 보좌관은 입법부의 일원인 의원들을 보좌하고 대의 민주주의 실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존재이다.
국회 보좌진 구성은?
국회의원 보좌관은 과연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어져 있을까?
국회의원 보좌진은 최대 9명으로 꾸려진다. 보좌관(4급상당)·선임비서관(5급상당) 각 2명, 비서관(6·7·8·9급 상당) 각 1명 등 보좌직원 8명에 인턴 1명 등 총 9명으로 이뤄진다.
과거 1984년 이후 2000년 16대 총선 전까지는 의원 1명이 4·5·6·7·9급 각 1명씩 보좌직원 5명을 둘 수 있었지만 1997년 11월 법 개정 이후, 16대 국회 들어서 4급 보좌관 1명을 더 둘 수 있게 되었고 점차 시간이 지나 오늘날의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별정직 공무원 신분으로 임기와 정년이 보장되는 타 공무원과 달리 자신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다. 다만, 전도유망하고 능력 있는 보좌관들은 자신이 보좌하던 국회의원이 낙선하더라도 이후 다른 의원실로 채용되는 일이 빈번하다. 즉, 직업 자체의 불안정성은 결코 해소할 수 없지만 자신의 능력 유무와 인지도에 따라 향후 거취가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진다.
국회의원 보좌관이 되는 주요 경로로는 첫째, 특정 정치인의 선거캠프에서 일하다가 보좌관이 되는 경우. 둘째, 공개채용에 합격한 경우. 셋째,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전문성을 갖게 된 경우를 들 수 있다. 4급 보좌관 채용의 경우 각 의원실에서 국회 홈페이지 채용공고란을 통해 상시 모집, 선발하고 있다.
보좌관의 연령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며 최종 학력 역시 학사부터 박사까지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다만 현안의 경중이 워낙 심하고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현실 속에서 최근 석·박사 출신의 등용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공 제한은 따로 없으며 대신 다양한 영역을 관할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과거부터 보좌관의 전문성이 미흡한 측면으로 지적되었던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수반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보좌관의 주요 업무로는 무엇이 있을까? 국회의원 보좌관의 업무는 각양각색이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급수가 높을수록 정무·정책 등 의사결정을 맡고 낮을수록 업무 보조를 하는 구조다. 의원실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보좌관은 정책과 예산, 지역구 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선임비서관은 정책과 공보 관련 실무를 맡는다. 비서관은 정책과 수행, 행정 등 의원실 제반 업무를 맡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매우 많은 업무를 수행하는 국회의원 보좌관의 연봉은 대체적으로 어느 수준일까?
2022년 기준으로 수당과 명절휴가비 등 상여금을 포함해 4급 보좌관은 세전 기준 8600만원, 5급 비서관은 7600만원, 6급 비서 5300만원, 7급 비서 4500만원, 8급 비서 4000만원, 9급 비서 3500만원, 마지막으로 인턴의 연봉은 2500만 원이다. 보좌진의 보수는 전액 세금으로 충당한다.
국회 보좌진 성별 차이
2022년 기준 보좌진 현황을 보면, 2607명(4~9급상당과 인턴) 중 남성이 64%(1671명), 여성이 36%(936명)이었다. 직급이 낮을수록 여성 비중이 커졌다.
4급상당 보좌관은 남성 87%(518명), 여성 13%(75명)로 남성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선임비서관(5급 상당)은 남성 75%(430명), 여성이 25%(141명)였다. 비서관(6급 상당)은 남성 66%(188명), 여성 34%(96명), 비서관(7급 상당)은 남성 58%(173명), 여성 42%(127명)였다.
8급 상당 비서관부터 성비가 역전됐다. 비서관(8급 상당)은 남성 42%(126명), 여성 58%(173명), 비서관(9급 상당)은 남성 38%(110명), 여성 62%(180명)였다. 인턴은 남성이 47%(126명), 여성이 53%(144명)였다.
정당별로 살펴보면, 정의당이 보좌진의 성별 격차가 가장 작았다. 정의당은 전체 보좌진 56명 중 57%(32명)가 남성, 43%(24명)가 여성이었다. 민주당은 전체 보좌진 1481명 중 63%(926명)가 남성, 37%(555명)가 여성이었다. 국민의힘은 전체 보좌진 989명 중 68%(675명)가 남성, 32%(314명)가 여성이었다.
외국의 보좌직원 현황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보좌관 제도와 달리 해외에서는 보좌관 운영이 어떤 형태로 작동되고 있을까? 가장 대표적이고 차별화된 예시로 드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연방 상·하원의원 보좌관들은 의회 입법 절차에서 막강한 비중을 차지해 '선출되지 않은 의원(unselected lawmaker)'으로도 불린다. 정부 입법이 용인되지 않는 미국에선 의원들을 적극 보좌해 입법 활동을 진행하는 보좌관들의 역할과 위상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의원 보좌관 규모의 축소 및 증원이 전적으로 의원의 자유재량에 근거한다.
미국 연방의원 보좌관의 인적 규모는 절대적인 숫자에서 한국을 압도하는데 435명의 하원의원이 개인당 평균 15명, 100명의 상원의원이 33명에서 44명의 보좌관을 두고 있다. 엄청난 숫자 차이뿐 아니라 뚜렷한 임무 구분 역시 차이점이다. 예컨대 하원의원은 비서실장에 해당하는 선임 보좌관을 축으로 전문분야에 따라 입법 보좌진과 지역구 관리 담당 보좌진을 따로 둔다. 비서실장은 주요 사안에 대한 판단을 돕고 입법 방향을 총괄한다.
상원의원의 보좌관은 더욱 강력한 권한과 위상을 점유하는데 차기 대선 후보로 각광받는 상원의원의 특징 상 이들 보좌관은 '사실상의 의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로비가 합법화된 미국에서 보좌관과 로비스트들과의 접촉은 관행을 넘어 일상으로 발전했다. 토니 블링컨 현 미국 국무장관과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등이 보좌관을 역임하며 성장한 대표적인 인물들로 손꼽힌다.
미국의 의원 보좌관들은 고도의 전문성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의회의 원활한 운영을 이뤄냈고 국익을 견지하는 자세 하에 선진적 정치 문화를 확립시키는데 일조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보좌관은 시대를 거쳐 여러 방면에서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다. 이들이 입지의 불안정성은 물론 과도한 업무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은 선진적 정치 문화가 착근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이는 일본식 제도를 채택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병폐를 해소하고 보다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미국식 보좌관 제도를 적극 채택해야 한다. 양적, 질적 우수성에 기반한 미국식 보좌관 제도가 우리 국회에 반영된다면 현재 산적한 문제점을 타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은 대의 민주주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기에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올바른 직업관을 확립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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