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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olitics

세계의 이색선거

by 누름돌 2023.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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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선거날이 되면 주거지와 가까운 투표소로 가서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고, 비례대표선거의 경우 정당에 투표를 한다. 투표지에는 정당이나 후보의 이름이 있고, 오른쪽에는 기표하는 칸이 있다. 투표하는 방법은, 투표지를 살펴보고 목록에 나와있는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의 오른쪽에 있는 기표하는 칸에 기표용구로 기표한 뒤 보이지 않게 접어서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선거의 모습도 우리나라와 똑같을까? 물론 아니다. 대부분 우리나라와 비교해보면 선거방식과 투표방법이 다르고, 굉장히 이색적인 선거방식이나 투표방법을 택하는 나라도 종종 있다. 그러한 나라들은 어떤 곳이 있을까? 각 부문별로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하고자 한다.

 

 

 


첫번째로 투표지가 이색적인 나라들이 있다. 대표적인 나라로 케냐, 남수단,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를 들 수 있다. 케냐는 2005년에 새 법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때 투표용지에 바나나와 오렌지 그림을 그렸고 찬성하는 사람은 바나나 그림에, 반대하는 사람은 오렌지 그림에 표시하도록 했다. 이는 케냐 국민의 문맹률이 3분의 1에 이를 만큼 높기 때문이다.

 

남수단은 2011년에 남부수단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되었는데, 이때 케냐와 마찬가지로 투표용지에 그림을 기입했다. 두 손을 맞잡은 그림은 분리독립 반대, 아래쪽의 하나뿐인 손 그림은 분리독립 찬성을 뜻한다. 투표방법은 유권자들이 원하는 곳의 원 안에 엄지손가락의 지문을 찍는 방식이다. 남수단은 문맹률이 85%에 이르기 때문에 정부는 이와 같이 그림을 넣은 투표용지를 사용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투표용지가 컬러인 데다가 후보자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삽입되어 있다. 다만 컬러 잉크 때문에 선거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고 한다.

 

인도는 투표용지에 정당의 상징 마크가 그려져 있다. 이는 수단과 마찬가지로 문맹률이 높기 때문에 고안된 방법이다.

 

두 번째로 투표방법이 이색적인 나라들이 있다. 대표적인 나라로 일본, 네덜란드, 홍콩, 미국을 들 수 있다.

 

일본은 전국단위 선거인 참의원, 중의원 선거등을 치를 때 선거인이 투표용지에 후보자와 정당의 이름을 직접 적는 방식인 자서식 투표제을 시행하고 있다. 자서식 투표제는 투표의 유효율이 높고, 선거인 고유의 필체를 남김으로써 부정선거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고,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분명 존재하는 문맹자의 투표를 제한한다는 단점이 있다.

 

네덜란드는 20173월에 진행된 총선에서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를 운영했다. 선거일에 여행을 떠나는 유권자들을 잡기 위해 고안해낸 아이디어라고 하는데, 실제로 이 투표소를 운영하면서 투표율이 8퍼센트나 올랐다고 한다.

 

홍콩은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선택하면 해당 후보가 체크된 투표용지가 인쇄되고, 그렇게 인쇄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는 것으로 투표를 한다. 이는 마치 자판기 사용을 연상케 하는 투표방식이다.

 

미국은 우주투표라는 제도를 운영한다. 말 그대로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투표하는 것이다. 이것이 도입된 계기는 미국의 우주비행사인 존 E. 블라하가 부재자 투표용지가 도착하기도 전에 우주선이 출발해 결국 199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면서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다. 우주투표제의 도입 이후 많은 미국의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투표를 하였으며 케이트 루빈스 우주비행사는 2016년 미국 대선에 이어 2020년 미국 대선까지 두번을 우주에서 투표하기도 했다.

 

세 번째로 투표 촉진을 위한 조치를 시행하는 나라들이 있다. 대표적인 나라로 호주, 브라질, 이탈리아를 들 수 있다.

 

호주는 정당한 사유 없이 유권자가 투표를 하지 않으면 20 호주달러, 한화로 약 16000원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의무투표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인데, 동시에 유화책으로서 투표를 할 때 민주주의 소시지라 불리는 호주의 핫도그가 제공된다.

 

브라질은 대표적인 의무투표제 국가인데, 선거날 당일에는 금주령이 내려진다. 투표날 자정부터 투표 종료 시점까지 술 판매의 금지가 이루어지는데, 이는 술에 취한 채로 투표장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서 시행된다. 임시금주령 덕분인지, 브라질 투표율은 90%로 매우 높은 편이다.

 

이탈리아는 노동자들을 위해 투표시간을 밤 10시까지 확대하고 이틀간 투표를 할 수 있게 한다. 일을 하느라 투표를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투표의 기회가 돌아가고, 일하느라 투표를 못했다는 사람이 줄어드니 투표율도 높아졌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투표 외적인 요소에서 특이점이 있는 나라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코스타리카, 필리핀, 북한을 들 수 있다. 코스타리카는 만 3세부터 12세 사이의 어린이들도 성인이 선거하는 날 수도 산호세의 어린이 박물관에서 성인과 같은 방법으로 투표를 한다.

 

어린이 선거의 결과는 개표할 때 방송을 통해 함께 공개되지만 실제 선거에는 반영되지 않는 모의 투표다. 이런 행사로 어릴 때부터 선거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정치인들에게는 미래 유권자의 표심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필리핀은 투표자 손톱에 잉크를 묻힌다고 한다. 이는 부정선거를 막기 위한 묘책으로서 시행되는 것이며 이 잉크는 최대 2주까지 지워지지 않고 유지된다고 한다. 한편 손톱의 잉크 자국은 투표 인증사진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출처: 허프포스트코리아

 

 

북한은 후보 이름이 미리 찍혀 있는 투표용지를 그대로 투표함에 넣으면 자동으로 찬성표로 인정되는 투표 방식을 사용한다. 만약 반대를 하고 싶다면 펜으로 후보자 이름에 X표를 그어서 투표함에 넣으면 반대표가 된다. 역대 최고인민회의 선거 결과를 보면, 1962년부터 가장 최근에 있었던 2019년 선거까지 전부 찬성투표율 100%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많은 나라들이 자국만의 독특한 선거문화를 바탕으로 현재에도 선거를 치르고 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선거문화도, 타국의 선거문화도 결국은 각 국의 사정에 맞게끔 투표율을 제고하기 위해서 일련의 과정을 거친 결과물일 것이다. 앞으로도 각 국가들은 투표의 양과 질에 대해 깊이 고민하여 더 나은 정치를 지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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