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orean Politics

선거에서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은 왜 자꾸 출마할까?

by 누름돌 2023. 1. 5.
반응형

 

 

대한민국에서 대통령 선거는 5, 국회의원 선거 및 전국동시 지방선거 등은 4년을 주기로 실시된다. 이 선거들로 국민의 대표가 선출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선거제도에는 많은 장벽이 존재한다.

 

우선, 후보자 기호이다. 대한민국 선거에서는 소속 정당이 차지하고 있는 의석 수를 기준으로 후보자 기호를 결정하고 이 기호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의 선거 결과에 따르면 1, 2번 후보자 또는 정당이 당선을 두고 경합을 벌이는 구도가 그려져 왔다. 따라서 대부분 당선인은 1, 2번에서 선출이 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후보의 무분별한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기탁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3억 원, 국회의원 선거 1500만 원, 비례대표 의원 선거 500만 원, 그 외의 다양한 공직 선거에서도 일정 금액의 기탁금을 지급해야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기탁금과 관련하여 공직선거법에서는 득표율이 15% 이상인 후보자는 지급한 기탁금의 전액을, 득표율 10~15% 미만인 후보자는 지급한 기탁금의 절반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득표율이 10% 미만인 후보자가 지급한 기탁금은 전액 국고로 귀속된다. 또한,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후보자는 적지 않은 선거비용도 지출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선거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국가가 부담하는 '선거공영제'를 실시하여 선거비용을 반환해 주고 있다. 하지만 기탁금과 동일하게 득표율이 낮은 후보자들은 이 또한 돌려받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의석 수를 적게 차지한 정당 소속의 후보자들이나 무소속 후보자들은 당선되지 않을 걸 알면서도 선거에 출마하여 거액의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지급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지율이 낮은 후보자 및 정당은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가면서까지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지율이 낮은 후보자 또는 정당이 선거에 출마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군소 정당의 경우 자신의 정당을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출마한다. 이러한 영향에는 TV 토론이 있다. 우리나라 선거 과정 중 군소후보를 포함한 모든 후보가 공중파에서 토론한다. TV 토론을 통해 자기 생각과 정당 내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고 정당 내 자기세력을 결집하여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만약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TV 토론회 기회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에게 정당의 생각과 정책을 홍보하는 데에는 많은 돈이 소모될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18대 대선에 출마한 심상정 후보가 소속된 정의당이 있다. 심 후보의 대선 출마 전과 후의 정의당 지지율을 보면, 20171월에는 4.3%였던 지지율이 20182월에는 6.3%까지 올랐다. 심지어 8월에는 16%까지 지지율을 올렸다. 또한, 심 후보가 2017년 대선후보에 출마하기 전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기초 자치단체의원 선거 결과에서는 정의당이 11석을 가져간 것에 반하여, 7대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는 정의당이 26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대선이나 국회의원 의석수에서는 많은 이득을 가져오지 못했다 하더라도 기초 자치단체에서 많은 의석 수를 가져왔기 때문에 심 후보의 대선 출마는 충분히 효과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대선에 출마하면 전국에 자신과 소속 정당이 노출된다.

 

홍보물을 제작하여 선관위에 제출하면 집마다 전달되고 한 번 뿐이지만 군소후보도 미디어 매체에 출연하게 한다. 보통 한 정당과 그 정당을 홍보하려면 수십억을 써도 모자란다. 이 측면에서 보았을 때, 소속 정당을 개별적으로 홍보하기보다 선거에 나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둘째로 정치적 생활을 연장하기 위해서 출마하는 때도 있다. 대표적인 사람으로 안철수를 빼놓을 수 없다. 안철수는 2013년도 424일 제19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로 정치에 처음 들어서게 되었다. 당시 무소속 후보로 나온 안철수 후보는선거에 당선이 되었다. 그 후로 2016년에는 무소속 후보자가 아닌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하여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이 되었다.

 

이후 안철수는 국민의당 대표로서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였지만 3위로 낙선하였고, 2018년에는 바른미래당과 합당하여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였다. 하지만 그 결과 또한 좋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 202147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였다. 하지만 결국 야권 단일화로 인하여 서울시장을 사퇴하고, 결국 오세훈 후보가 출마하게 되었다.

 

안철수는 2016년 이후 선거에서는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선거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 혹은 정당을 알리면서 꾸준한 정치활동이 가능했다.

 

또한, 19대 대선에서 낙선한 유승민 후보는 2018년 바른정당 당 대표였고, 2021년 국민의힘 4·7 재보궐 선거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대책 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맡았다. 비록 대선에서 낙선하였지만, 선거 활동을 통해 후보자 자신을 알림으로써 유승민 후보는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정치적 생활을 더 연장할 수 있었다.

 

셋째로 개인의 인지도를 쌓기 위해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이다. 대표적으로 허경영 후보가 있다. 과거 200717대 대선 당시, 허경영은 혁명공약 33가지로 국민의 웃음을 자아내며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하였다. 게다가 대선이 끝난 이후, 그는 각종 TV 프로그램에 등장하여 여러 가지 기행을 선보이며 입지를 넓혀갔다.

 

심지어 허경영은 2009814, 디지털 싱글<Call Me>이라는 노래까지 발매하였다. 발매 하루 만에 싸이월드 BGM 도표 1위에 등극하며 화제를 모았다. 또한, 변비약 광고, 게임 광고 홍보모델까지 하였다. 다른 활동으로 강의석이 제작한 영화에 특별출연한 적도 있고, 또한 '응답하라 1994' 드라마에 허경영이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하였다.

 

 

출처: 노컷뉴스

 

 

이러한 활동들을 미루어 볼 때, 국민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 대통령 후보로 나온 것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인지도를 쌓기 위해서 출마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어떤 후보자는 본인 또는 정당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국민에게 홍보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이러한 정당이나 후보자들은 기탁금이나 선거비용이 자신과 정당을 알리는 기회를 얻는 것보다 적은 비용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홍보의 효과만으로 선거를 사용한다면 금전적인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누구나 선거에 출마할 것이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선거 입후보 등록에서 기탁금이나 선거비용 같은 진입장벽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러한 장벽이 있음으로써, 군소 정당이나 금전적 여유가 없는 무소속 후보자들은 자신이 대변하고자 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있어도 이를 정치 활동에 반영할 수가 없다. 그 결과 거대 정당이 대변하는 국민의 목소리만 국회에 반영되고 소외되는 계층이 생기기 마련이다.

 

 

 

 


 

선거라는 공간은 여러 가지 정책 등을 알리기에 가장 좋은 공간이며, 국민이 대표기관을 구성하고 국가권력의 행사를 위임하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기호를 선정하는 방식에 있어 변화를 주거나, 뒤 순위에 있는 후보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는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