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기후변화의 주범'이자 '메탄 발생 기계'로 취급받는다. ‘소 한 마리가 내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자동차 한 대보다 많다’, ‘축산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자동차, 비행기를 타는 배출량보다 많다’ 등등.
우리가 흔히 듣는 주장이다. 정말 그럴까?
6대 온실가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모든 기체가 온실가스이지만, 1997년 체결된 기후변화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에서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N₂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을 6대 온실가스로 분류한다.
이산화탄소는 빛에너지 가운데 가시광선을 흡수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인데, 분자 구조 때문에 적외선 같은 특정 파장은 잘 흡수할 수 있다. 그래서 대기에 이산화탄소가 많으면 지구에서 방출되는 복사에너지가 우주로 되돌아가는 길이 막힌다. 지구가 적절한 온도(평형)를 유지하려면 태양에서 지구로 들어온 에너지를 다시 우주로 되돌려 보내야 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이를 막고 있으니 지구가 온실 속에 있는 것처럼 뜨거워지는 ‘온실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소의 방귀와 트림
소가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소가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뀔 때 나오는 메탄이다. 이 메탄 가운데 트림과 방귀의 비중은 각각 95%, 5% 정도다. 둘째, 다른 가축과 마찬가지로 소의 분뇨에서 나오는 아산화질소가 있다.
지구상의 생명체는 햇빛에너지를 통해 생존한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햇빛에너지를 포도당으로 변환하고, 이를 셀룰로스와 녹말로 합성한다. 셀룰로스는 식물의 구조를 형성하고, 녹말은 에너지원으로 저장된다.
사람은 녹말을 섭취해 에너지를 얻으며, 침 속의 아밀라아제가 이를 포도당으로 분해한다. 반추동물은 셀룰로스를 분해할 효소가 없어 장내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에너지를 얻지만, 이 과정에서 메탄을 배출한다. 메탄은 강력한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크다.
2022년 기준, 가축의 메탄 배출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메탄 배출의 32%를 차지한다. 덴마크와 뉴질랜드는 메탄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덴마크는 메탄배출세를 도입하고, 뉴질랜드는 백신 개발과 저메탄배출 가축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축산업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하며, 사료 생산, 가축 사육, 수송 및 가공 과정에서 총 71억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소와 같은 반추동물이 배출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가스 효과가 강하지만, 대기 중 지속 기간은 짧다. 메탄 배출 문제는 기후변화와 직결된 중요한 이슈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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