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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Politics

주한미군 역할과 기능의 변화, 주둔군에서 기동군화로

by 누름돌 2022.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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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탈냉전 이후 글로벌 차원에서 미군 기지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했으며, 이를 위해 고정 전방 주둔군에서 후방 분산배치와 신속기동군으로 개념과 전략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러한 전략은 주한미군에도 반영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대 세계 군사전략 변화

 

미국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Global Posture Review, GPR)’ 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2003년 11월 25일이었다. 2001년 9·11 테러 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1세기에 대두된 새로운 위협(테러, WMD 확산, 마약, 불량국가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이를 위해 2차 대전 이후 60년 이상 ‘붙박이’로 고정되어 있는 해외 주둔 미군의 인계철선 역할에 변화를 줘야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해외 주둔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제고와 신속기동군화 개념이 부상했다. 결국 2006년 한-미 전략적 유연성 합의에 이르렀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미국은 2차 세계대전 후 유지되어 온 인계철선 개념을 변경하여 병력 숫자보다는 능력 과 신속기동력에 바탕을 둔 군사전략을 취하고 있다.

 

 

 

 

대중국 전략과 연동된 주한미군 역할 변화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가 중국 견제인 만큼 GPR의 핵심 키워드는 중동지역에서 벗어나 반중국(counter-China)으로 집약할 수 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구성된다.

 

중국판 유라시아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일대일로전략(Belt and Road Initiative, BRI)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Indo-Pacific Strategy, IPS)으로 제어할 수 있는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가 핵심이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추구하는 BRI 대상 지역이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서아시아·중동·동남부 유럽에까지 이르기 때문에 미국은 NATO로 중국 서쪽 지역을 견제하고, 중동에서는 걸프 지역 및 역내 주둔 미군과 우방국들 간 연대(partnership)로 제어하며, 동쪽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과 동맹국 및 우방국의 기여를 접목해 대처해야 할 상황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중국의 잠재적인 군사적 공격을 억제하고 북한의 위협을 막기 위한 동맹간 협력 강화가 포함됐다. 따라서 미국이 쿼드(Quad), 오커스(AUKUS) 등으로 대(對)중 연합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를 포함하는 제해권 유지, 나아가 서태평양 지역에서의 패권적 지위를 중국이 넘보지 않도록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주한미군은 2만8500명 정도이다. 그동안 주한미군의 감축 등 규모 조정은 미국의 일방적인 판단에 따라 이뤄져왔다. 미국은 해방 뒤 한국과 협의없이 5차례 주한미군 감축·재배치와 관련한 주요 정책을 결정한 바 있다. 반면 일본과는 극동사태(한반도·대만)에 주일미군과 일본이 연루될 위험을 우려해 1961년부터 사전협의제도를 만들어 뒀다.

 

1970년대 초 닉슨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아무 상의 없이 1개 사단을 감축했고, 1970년대 말 카터 행정부도 일방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했다. 1980년대 말~90년대 초 냉전 종식에 따른 주한미군 추가 감축과 전술핵무기 철수, 노무현 정부 시절 주한미군 병력의 이라크 차출 등도 한국 정부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됐다.

 

현재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중국 견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동되어, 주한미군은 대북 억지력에 그치지 않고 중국 견제의 전초기지 구실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한미군의 이런 이중적 위치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미국의 중국 견제 움직임이 더 강화되면, 주한미군이 더 중국 견제에 동원될 가능성은 커진다.

 

주한미군이 이렇게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해질 경우 우리나라가 의도치 않게 미-중갈등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많다. 실제 대만해협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나면 미군 재배치 권한이 미국에 있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과 중국 전쟁에 연루될 수 있다.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테러와의 전쟁 등에서 일부 주한미군 병력이 재배치됐던 사례가 있었다.

 

미국 전문가들은 구체적으로 경기 평택과 전북 군산에 있는 미 공군이 대만에 투입될 가능성을 점친다. 이 경우 주한미군 기지는 중국을 견제·공격하는 발진 기지 구실을 하게 된다. 중국이 주한미군 기지를 보복 공격하면 한-미연합사에 속한 한국군이 중국군과 싸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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