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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마리아인 법', 찬성 vs 반대

by 누름돌 2022.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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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인 법 유래>(신약성경 누가복음 1030~37)

 

한 유대인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다, 강도를 만나 본인이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빼앗기고 강도들에게 맞아 위태로운 상태가 되었다. 그 유대인이 쓰러져있던 길에 한 유대인 제사장이 지나가다가 그를 발견하였지만 그냥 지나쳐 버렸고, 레위 사람도 지나가다가 그를 발견하였지만 못 본 체하고 피하였다.

 

그러나 사마리아인은 그를 발견하자 가까이 다가가 기름과 포도주로 상처를 소독하고, 주막으로 데리고 가 돌보았다. 이튿날 주막 주인에게 돈을 주고 돌보아 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돈이 더 들면 돌아와서 갚겠다고 덧붙였다.

예수는 이 세 사람, 즉 제사장, 레위 사람, 사마리아인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냐고 묻고 너희도 가서 이와 같이 하라고 명한다. 이러한 성경 속 사마리아인의 이야기에서 사마리아인 법이 유래된 것이다.

 

 

출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사마리아인(Samaritan)은 누구인가?>

 

사마리아인은 옛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 주위에 앗시리아인이 이주시킨 외국인 정착인들의 자손이다. 앗수르 왕 살만에셀 5세가 사마리아에 쳐들어가 포위할 당시 B.C. 722년경 그의 동생 사르곤 2세가 왕위를 빼앗아 앗수르의 새 왕이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사마리아 성을 함락하여 승리를 거두었다. 앗수르는 사마리아를 함락한 후 그곳 사마리아인 2만 7천 명을 강제 이주시켜 민족 혼합 정책을 폈다. 이렇게 하여 사마리아인은 주위의 이방인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 순수 혈통을 유지해 온 유대인은 이들 사마리아인을 천대하고 멸시하였다.

또한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 성전을 지을 때 사마리아인들이 돕고자 하였으나 유대인들이 거절했다. 이에 사마리아인들이 성전 건축을 방해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으로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은 몹시 적대시하게 되었다. 사마리아인과 유대인의 적대 관계는 성서에도 언급되어 있다. 예수가 활동할 때에도 여전히 유대인은 사마리아인을 멸시했다.

 

<착한 사마리아인(Good Samaritan) 법>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에게 선의로 응급처치 등의 도움을 제공한 행위가 결과적으로 해당 환자에게 재산·신체상의 손해를 입힌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면책 또는 감경하는 법이다. , 도움을 제공한 사람의 선의에 초점을 맞춘 법이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많은 사회일수록 사람들이 서로 도와 살기 좋은 사회가 되는 것이다. 결국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도덕적인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여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선한 사마리아인법’을 제정하여 강제로라도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돕게 하려고 한다. 

이러한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우리나라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도 '간접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응급 처치 중 발생한 손해와 사상(예컨대 심폐소생술 중 환자의 갈비뼈 골절이나 사망)에 대해 고의 또는 중대 과실이 없을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면하는 것. 이 경우도 '정도가 지나쳤다' '다른 방법으로 피할 수 있었다' 등 이유로 처벌되기도 한다.

 

 

<나쁜 사마리아인 법>

 

나쁜 사마리아인 법은 자기 또는 제3자의 위험을 초래함이 없이 위급·위험한 상황에 처한 타인을 구조하지 않은 경우, 그 구조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을 처벌하는 법이다. , 도움을 제공하지 아니한 사람의 악의에 초점을 맞춘 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나쁜 사마리아인 법에 대한 명문규정이 없지만, 해외에서는 다수의 입법례를 찾아볼 수 있다. 프랑스 형법은 구조 불이행 행위에 대하여 5년의 구금형 및 75,000유로의 벌금에 처하고 있으며, 독일 형법 역시 구조 불이행 행위에 대하여 1년 이하의 자유형 또는 벌금형에 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역시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며,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의 나라는 3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미국의 30여 개 주는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사마리아인 법중 넓은 의미의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나쁜 사마리아인 법의 개념을 포괄함.

 

 


 

 

 찬성 근거

 

1. 곤경에 처한 사람을 외면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리는 반인륜적인 행위임.

: 인간이므로 양심을 외면하는 도덕적인 죄도 범죄라고 본다. 예컨대 물에 빠져 익사 직전인 사람을 발견했을 때 119나 경찰에 신고할 정도의 법적 의무는 무방하다고 주장한다.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기적인 사회를 극복하고 사회 연대 의식의 강화를 위해 법으로 도덕을 어느 정도 강제하는 것은 필요하다.

2. 다수의 국가에서 실시 중.

: 프랑스(5년 이하 징역), 불가리아&폴란드(3년 이하의 징역), 독일&그리스&헝가리(1년 이하의 징역)

 

3. 날로 늘어가는 범죄가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음.

 

4. 여론조사 결과 찬성이 53.8%, 반대가 39.1%로 사회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의 법제화에 찬성하는 입장.

 

5. 도움 외면하는 ' 방관자 효과'를 해결할 수 있음.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



1964년 미국의 한 주택가에서 일을 마친 뒤 새벽에 귀가하던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는 갑자기 나타난 괴한에 의해 흉기에 찔린다.
제노비스는 거칠게 저항하며 비명을 질렀고 애처로운 그의 구조요청 소리에 근처에 있던 아파트 불이 하나 둘 켜져, 38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 사건을 목격한다. 하지만 목격자들 중 경찰에 신고를 한 사람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뒤늦게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뒤였다. 35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많은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그는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다.

사회심리학자 존 달리와 빕 라타네는 이 사건을 목격한 38명의 심리를 분석하기 위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내용은 대화 도중 상대방이 갑자기 쓰러졌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이들은 사람들을 각각 다른 방에 넣어 헤드폰과 마이크를 이용해 원격 토론을 하게 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1:1로 토론을 하는 경우에는 85%의 학생들이 방에서 뛰쳐나와 상대방이 쓰러졌음을 알렸지만, 1:4로 토론을 진행할 때는 62%만이, 1:7로 진행할 때는 단 31%의 사람만이 상황을 보고했다.

이후 상황을 알리지 않았던 이들에게 이유를 묻자 그들은 대부분 “나 이외 다른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 상황을 알릴 것이라고 생각해 움직이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사건 이후 심리학자들은 이런 인간의 심리를 ‘방관자 효과(Bystander effect)’ 혹은 제노비스 신드롬(Genovese syndrome)이라고 정의했다. 방관자 효과는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그만큼 개인이 부담하는 책임이 분산돼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반대 근거

 

1. 도덕적 문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큼.

: 도덕과 법은 별개의 영역이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어야 한다. 도덕의 세계와 법률의 세계는 엄연히 구분되므로 법이 도덕의 영역을 강제로 개입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도덕적 동기로 타인을 돕지 못하고 사회 전체가 법이 만능이고 처벌이 능사인 ‘형벌만능주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2. 형법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함. 다른 사람을 돕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이 가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

: 개인의 도덕적, 윤리적 판단에 맡길 문제를 무조건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구조 의무를 법적으로 강제하면 개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고,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처벌하는 건 국가 형벌권의 정당한 범위를 벗어난다는 것이다.

3. 법제화하기에는 기준이 모호.

: 범죄 현장에 가까이 있다고 해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을 알 수 있는 것인 아니기 때문에 법을 적용하게에 모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구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법의 경계가 모호해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 즉, 재난과 범죄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구조가 가능하다는 개념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등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도 필요하다.

4. 교육이 할 일.

: 교육과 캠페인이 적절히 활용한다면 방관자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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